내가 제일 참기 힘든 것이

간지럼이다. 한창 곤두서 있을때는 어깨만 만져도 소스라치게 발광한다. 그 사실을 안 사람들은 그것을 약점 삼아 나에게 뭔가를 얻어내곤 했다. 간지럼은 정말 참기 힘들다. 그 중엔 발바닥 만큼이나 옆구리가 가장 힘들다. 웃긴 얘기를 듣지 않고도 실컷 웃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누군가 날 웃기려면, 간지럼을 피우면 된다.

얼마전 아마존 관련 다큐를 보는데, 부족 원주민 남자가 꽤 넉넉한 사냥감을 사냥을 해와서 다른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장면이 있었다. 사냥해온 그 원주민은 몇시간에 걸쳐서 양을 배분해 주는데 사냥에 도움을 준 사람은 많이 주고 그렇지 않으면 적게 주고는 한다. 그런데 그 적게 받은 원주민 남자 하나가 삐쳐서는 말도 안하고 돌아 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더이상 귀여울 수가 없는 모습을 보며 문득 여기 한국땅이나 저기 아마존 밀림 속 발견된지 고작 이십여년이 넘은 부족사람이나 별반 다를게 없구나.. 인간이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에, 다른 원주민들이 와서 그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여러명이 달라붙어 간지럽히기 시작하자 그는 결국 더이상 웃음을 참지 못하고 머쓱하게 사이가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부족은 아주 오래전, 어느 때인지 알지못하는 때 부터 삐친사람을 간지럽히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웃음의 마법을 아는 것 같았다. 보는 내내 단순한 그들의 삶이 왜이리 부러운지. 더불어 한국땅 한국 사회에서도 간지럼으로 관계가 회복된다면 얼마나 좋을런지. 화를 내지나 않으면 다행이겠지만. 그래도 나는 금방 화가 풀어질 자신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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