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어머니랑 어딜 갔는데 야외 주차장에 차를 세웠었다.

용무를 마치고  차를 빼서 주차장 출구쪽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내 바로 앞차가 출구와 도로 사이 인도의 턱에 닿아서 범퍼가 부서졌나보다.
차에서 아저씨가 내리고 초등학생 딸 두명이 내려서 상황을 확인한다.

아저씨는 내 쪽에다 손을 휘이휘이 하며 흔든다. 후진할거니까 나더러 뒤로 가라는 거다.
내 뒤로도 차가 두세대 정도 있기 때문에 후진은 안될 것 같아 최대한 옆으로 방향을 틀어 공간을 만들어줬다.

아저씨는 다시 차에 타고 그 공간으로 후진하는데 너무 가까이 붙을 것 같다고 느낀 뒷차가 빵빵 거린다. 폭발한듯 아저씨는 갑자기 주차장 알바에게 화를 낸다. 주차장 알바는 왜 자신에게 화를 내냐며 따진다. 아저씨는 책임자 호출을 요구하고 배상받아야겠다며 따진다. 본인이 부주의해서 망가진걸 왜 우리한테 요구하냐며 알바도 대든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행동하는 모습에서 삶이 넉넉치 않음이 보였다.
딸들의 넋이 빠진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있는대로 신경질 부리며 사람들과 다투고 있는 아저씨. 
딸들이 보고 있다는 걸 생각은 하고 있을까.

어쨌거나 나는 출구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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