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타이밍에서 저 배우는 부끄러운듯한 표정을 짓겠지 하면
여지 없이 짓는다.
여기서 감동코드로 음악 나오면서 눈물의 외침을 지르겠지 하면
여지 없이 지른다.
캐릭터 감정을 관객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추리하게 하지 못하면 실패다.
시작부터 관객에게 간파당하는 순간 유치해진다고.
한국영화 감독들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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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현재까지의 방영분 중에서도 단연 백미로 손꼽히는 저 장면이 사실 고전극의 룰에서는 꽤나 벗어나 있다.
드라마 작법서의 원조라 할 < 시학 > 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사건을 묘사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바로 모방과 서술이다.
여기서 모방은 연극무대의 영역이고, 서술은 시인의 영역이다.
말하자면 극에서 사건이란 배우의 연기(모방)에 의해 묘사되어야 하며 그에 따라 ‘사건이 스스로 이야기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황금률을 오늘날의 극인 영화에 빗대어서는 유명 감독 마틴 스코시즈가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등장인물이 구어체로건 문어체로건 연설을 늘어놓거나, 대사를 통해 제목의 뜻을 설명하거나,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영화를 때때로 보게 된다.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 최악의 실수다.”칼럼니스트 조민준. 추적자 칼럼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