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다 있었지.
2024년엔 차근차근 새로 시작해보자.
별일 다 있었지.
2024년엔 차근차근 새로 시작해보자.
2022 수고했다
별일 다 있었지
이제 40이다. ㅠ
잘가 나의 크루즈..
뭐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살고 있다…
멍하니~
어머니랑 어딜 갔는데 야외 주차장에 차를 세웠었다.
용무를 마치고 차를 빼서 주차장 출구쪽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내 바로 앞차가 출구와 도로 사이 인도의 턱에 닿아서 범퍼가 부서졌나보다.
차에서 아저씨가 내리고 초등학생 딸 두명이 내려서 상황을 확인한다.
아저씨는 내 쪽에다 손을 휘이휘이 하며 흔든다. 후진할거니까 나더러 뒤로 가라는 거다.
내 뒤로도 차가 두세대 정도 있기 때문에 후진은 안될 것 같아 최대한 옆으로 방향을 틀어 공간을 만들어줬다.
아저씨는 다시 차에 타고 그 공간으로 후진하는데 너무 가까이 붙을 것 같다고 느낀 뒷차가 빵빵 거린다. 폭발한듯 아저씨는 갑자기 주차장 알바에게 화를 낸다. 주차장 알바는 왜 자신에게 화를 내냐며 따진다. 아저씨는 책임자 호출을 요구하고 배상받아야겠다며 따진다. 본인이 부주의해서 망가진걸 왜 우리한테 요구하냐며 알바도 대든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행동하는 모습에서 삶이 넉넉치 않음이 보였다.
딸들의 넋이 빠진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있는대로 신경질 부리며 사람들과 다투고 있는 아저씨.
딸들이 보고 있다는 걸 생각은 하고 있을까.
어쨌거나 나는 출구를 빠져나왔다.
이렇게 또 한해가 갔다.
2주전쯤에 갑자기 충동적으로 설악산에 갔다.
케이블카나 타보자 해서 갔는데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내 바로 앞에서 마감되었다. 매정하다. 내 뒤에 사람도 없었는데.
이대로 돌아가긴 억울하니 흔들바위까지만이라도 가보자 하고 샌드위치 하나 사서 반 정도 먹고는 무작정 올라갔다.
한 시간 만에 흔들바위에 도착했다. 교과서에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지금껏 생각해왔던 이미지는 높은 산 중턱의 절벽 끝에 햇빛을 역광으로 받고 있는 장면이었는데.. 주변에 사람들이 바위를 밀고 있는 걸 보고서야 그게 흔들바위란 걸 알게 됐다. 절벽도 아니고 주변에 나무도 많고.. 그래서 혹시나 해서 여기가 맞냐고 물어봤다.
흔들어 봤는데 잘 안 움직인다. 흔드는 모습을 내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어달라고 모르는 아저씨한테 부탁했다. 막상 움직이질 않아 당황스러웠다. 사진을 찍으려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을 끌면 민폐가 될 것 같았다. 멋쩍게 웃으며 변명 비슷한 말을 하며 폰을 돌려받았다.
다른 사람들 하는 걸 보니 리드미컬하게 밀어야 움직이는 거 같다.
내려오다가 저 사진을 찍었다.
땀이 많이 났는데 해가 떨어지기 전의 산속이다 보니 몸이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곧 몸살이 올 거라는 촉이 느껴졌다. 등산할 때는 바람막이가 필수라는 걸 알게 되었다.
돌아온 후 감기를 심하게 앓았고 목젖 주위로 심하게 헐어서 침도 못 삼킬 지경이 되었다. 그 후 90키로에서 84키로까지 일주일 만에 살이 빠져버렸다.
인물이 좋아졌다는 소릴 들었다.
오늘 아침에서야 통증 없이 삼킬 수 있게 되었다.
넷플릭스를 켜보다가 새삼 시간과 관련된 영화가 매우 많다는 걸 알았다.
후회하며 사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건지.
며칠전에는 ‘우리 처음 만났을 때’라는 영화를 봤는데 실패한 사랑이 성공할때까지 과거로 계속 돌아가는 영화였다.
생각해보니 이런 영화를 좋아 하는 것 같다.
내가 흥미를 느끼는 장르에는 항상 시간이 포함되어 있다.
대체 난 얼마나 과거에 매달리며 살고 있는 걸까.
꿈을 꿔도 과거에 겪은 상황의 진행이다.
몇년이 지나도 그 상황으로 돌아가 있다.
후회스런 시간들에 새로운 전개가 덧붙여 다시 만들어져 간다.
.
돌아갈 수 있다면 – 2011년 7월로 돌아가고 싶다.
그때부터라면 내 모든걸 다시 되돌릴 수 있을 것 같다.
일어날 일들에 대해 준비를 차곡 차곡 잘 할 것이다.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
날 지속적으로 괴롭히게 될 건강도 제대로 챙겨서 괴로울 날들이 생기지 않게 할 것이다.
실패했던 덧없는 만남도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엘리와 처음 만난 날부터 다시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엘리가 너무 보고 싶다.
정말
돌아가고 싶다.
시간이 되돌아간 후 지금 이 시간까지만 산다해도 말이다.
올해도 또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