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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

2010년 2월 18일, 목요일

퇴사를 결정하고 쓸쓸히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오만가지 생각이 겹쳐진다.

친구의 말에 결정이 옳았음을 재차 확인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걷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젊은데 못할게 뭐가 있겠냐

그런거다

2010년 2월 13일, 토요일

모두 잠깐 스치고 멀어져 가는거지

또 어디선가 만나게 될지도 모르고..

세상은

2010년 1월 31일, 일요일

행복한 사람이 천명 있으면 불행한 사람은 백만명 있다.

천재가 천명 있으면 보통인간은 수십억명, 바보는 수억명.

우연찮게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 우연찮게 살아남은 수많은 사람들.

단지 그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범죄의 대상이 된 사람들.

돈 많이 벌고 자살한 사람들.

뭔가 잘못 맞물려 가는 사람들.

내가 제일 참기 힘든 것이

2010년 1월 14일, 목요일

간지럼이다. 한창 곤두서 있을때는 어깨만 만져도 소스라치게 발광한다. 그 사실을 안 사람들은 그것을 약점 삼아 나에게 뭔가를 얻어내곤 했다. 간지럼은 정말 참기 힘들다. 그 중엔 발바닥 만큼이나 옆구리가 가장 힘들다. 웃긴 얘기를 듣지 않고도 실컷 웃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누군가 날 웃기려면, 간지럼을 피우면 된다.

얼마전 아마존 관련 다큐를 보는데, 부족 원주민 남자가 꽤 넉넉한 사냥감을 사냥을 해와서 다른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장면이 있었다. 사냥해온 그 원주민은 몇시간에 걸쳐서 양을 배분해 주는데 사냥에 도움을 준 사람은 많이 주고 그렇지 않으면 적게 주고는 한다. 그런데 그 적게 받은 원주민 남자 하나가 삐쳐서는 말도 안하고 돌아 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더이상 귀여울 수가 없는 모습을 보며 문득 여기 한국땅이나 저기 아마존 밀림 속 발견된지 고작 이십여년이 넘은 부족사람이나 별반 다를게 없구나.. 인간이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에, 다른 원주민들이 와서 그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여러명이 달라붙어 간지럽히기 시작하자 그는 결국 더이상 웃음을 참지 못하고 머쓱하게 사이가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부족은 아주 오래전, 어느 때인지 알지못하는 때 부터 삐친사람을 간지럽히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웃음의 마법을 아는 것 같았다. 보는 내내 단순한 그들의 삶이 왜이리 부러운지. 더불어 한국땅 한국 사회에서도 간지럼으로 관계가 회복된다면 얼마나 좋을런지. 화를 내지나 않으면 다행이겠지만. 그래도 나는 금방 화가 풀어질 자신이 있는데.

밤에 나가는 길에

2010년 1월 6일, 수요일

눈덮인 아파트 주차장을 보니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발자국과 자동차가
지나간 자국들로 마치 파도치는 하얀 바다 같았다.
어둑한 밤이라 그런지 음산한 분위기를 풍겨 그곳을 가로질러 걷자
조금 기묘한 기분이 든다.

하늘을 보니 검디 검은 바탕에 유난히 별이 잘 보였다. 별은 추울수록 잘 보인다.
아래는 트레이닝복 바지 한겹만 입은 탓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걷다가 문득 생각 났다.

스물 다섯 겨울엔 눈을 쓰는 모습을 부러워 했었는데.
스물 여섯 겨울엔 열심히 눈을 쓸게 되었다.

스물 여덟 되었다.
스물 일곱엔 무엇을 부러워 했었나?

왠지 모르게

2010년 1월 2일, 토요일

아무도 없는 새벽에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경비아저씨를 발견하면 쓰고 있던 후드 모자를 벗게 된다. 익숙한척 노래도 흥얼거려보고..

또 다른 상황은, 술마시고 새벽 두시에 집에 들어가는데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여자 혼자 서 있는 경우다.

난 그냥 계단으로 올라간다.

2010!!

2010년 1월 1일, 금요일

어쩐지 쓸쓸하게 시작된 2010..

나도 참..

2009년 12월 5일, 토요일

무엇이 사람을 이토록 들뜨게 만들고
풀이 죽게 만들 수 있는가?

작은 것 하나에도 수만가지 해석이 튀어나오고
꿈에서까지 나를 들뜨게 만드는구나..!

상상에 빠져보고 손짓발짓 그려보기도 하고
그러다 어느새 꿈을 꾸고 있으면

그렇게 즐거운지도 괴로운지도 알수 없는 ..

2012의 실소를 금치 못한 부분

2009년 11월 23일, 월요일

무슨 스타워즈에나 어울리는 기함급 배를 만들어놓고
중국인에게 불가능은 없다라고 대충 납득시키는 부분..

배를 포함한 주변 모든 상황은 3D로 실시간 시뮬레이션 되는 부분.

기저귀 차던 꼬마가 나중엔 기저귀 안찬다는 말로, 이 영화가 성장영화 성격도 내포하고 있는 걸 알았고..

그 커다란 …초 최첨단 배에 앞유리는 왜 그냥 노출 시켜놨는지.

손가락욕 날렸던 개주인여자가 죽는 부분. 동물은 살려야 된다는 동물보호단체까지 생각하는 포용력 보여줄라고?

사야(?)라는 비행기 조종사는 그냥 멋지게 죽게 냅두지 괜히 살 것 처럼 한번 템포를 주는 바람에 한낱 찌질한 죽음으로 만든것.

고든은 어떻게 죽긴 죽었는데, 대충 숭고한 죽음임을 납득 시키기 위해
노아가 “그 아저씨 좋은 사람이에요”라고 미리 배경 깔아주는 억지..

모든 건물들 다 박살나고 전부 망가지고 헤일이 코앞까지 왔는데, 인도과학자 이 인간이 휴대폰으로 통화 하고 있음.
… 분명히 전세계 통신이 마비되었다고 말도 나왔는데, 그건 TV수신이랑 인터넷 광통신만 끊겼다는 소리?

주인공이 수도없이 위험을 물리치는거나 마지막 수중에서 영웅짓하고 살아돌아왔을때의 그 유치함은 말 안해도 본 사람은 알것임.

유압기계에 이물질 꼈다고 초.. 최첨단 거대선체 전체가 마비되는 직렬식 구조의 황당함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아,
대통령전용 비행기가 아크를 박을때는
왠지 이대로 혼자 죽을 수 없다는 대통령의 마지막 의지가 아닐까?라는 상상에 웃음이 터져 나왔음.

결론.
12세 관람가 블록버스터 영화는 다시는 보나 봐라..!!

요상한 조합

2009년 11월 13일, 금요일

딱히 살면서 부주의로 자주 다치거나 그러는 편은 아닌데
유독 사고를 불러 일으키는 종목이 있는 것 같다.

얼마전에 자전거를 타다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고 나뒹굴어 며칠동안
잘 걷지 못하게 되고 왼쪽 팔꿈치와 이마쪽에 상처가 (다행히 흉은
안생겼다만..;) 생긴 적이 있다. (자전거에도 스크래치가 죽죽..림도 틀어지고)

몇달전엔 저녁에 농구를 하다가 기똥차게 블럭을 하고 착지하는 순간
상대편 발을 밟고 접질러 인대가 늘어나
거진 한달 가까이 고생도 했었다.

그보다 8년전엔 농구하러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내리막길에서
얼굴부터 자빠지는 사고로 앞니 4개가 나가고 윗입술 아랫입술을 굉장히 많이 꼬맸었다.

일단 농구는 그만뒀다.

아르바이트도 안하고

2009년 11월 9일, 월요일

요즘 뭐하고 지내냐고 물으면,
딱히 뭐라 말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요즘 공부해요, 운동해요ㅋ 정도의 말을 하기엔 좀 오래 쉰 듯 하다.

한창 모아뒀던 돈도 이젠 거의 없어서 뭔가 사고자 하면 물건을 팔아야 살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5D까지 써봤던 카메라는 LX3까지 내려왔다가 그나마 지난주에 팔았다. 소장하던 AJF5 서태웅컬러 농구화도 팔아버렸다. 이제 조금 더 있으면 자전거를 팔 기세다.
그러다 3년전 마련했던 프로젝터에.. 덱스터 기타에.. 아버지가 주신 필름 카메라에.. 주절주절…

이대로는 안돼. 라는 생각쯤은 늘 한다.

누군가 주사기에 “열정”이라는 약을 담아 내가 자는 사이 몰래 놔줬으면 좋겠다.
다음날 나는 공부든 운동이든 미친듯이 하는거다.

추적추적한 비

2009년 11월 9일, 월요일

오랜만에 며칠 연속으로 내리는 비를 보게 됐다.

엄마 말로는 지금 내리는 비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비란다.
아마 농업쪽 이야기 겠지.

자전거로 조금씩이나마 운동하는 내게도 별 도움 안되기는 하다.

그래도 창문을 열고 가만히 그 소리를 들어보면
내가 이 소리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생각하곤 한다.